부자의 길 2
약 2500년 전 중국 노나라에 살았던 공자는 ’부‘라는 것에 대해 “부자가 노력해서 되는 것이라면 나는 말몰이꾼이라도 하겠다. 그러나 부자라는 것은 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다. 세계 4대 성인이라는 공자도 내심은 부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부자라는 것이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자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길을 걸었다.
당신은 어떠한가? 부자가 될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질이 없다면 말몰이꾼이라도 해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정신자세라도 갖추고 있는가?
우리 주변에 많은 부자가 있다. 진짜 부자인지는 모르지만 주식. 부동산, 코인. 땅부자 등 이런 부자들을 보며 당신도 10억, 100억 단위 돈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급등하는 주식과 부동산, 코인을 바라보며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억 단위 돈은 쉽게 굴러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속의 당신의 소득은 어떠한가?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월 500은 받고 있는가? 자영업을 하고 있다면 월 1,000은 벌고 있는가?
장지동 33평 건축된 지 10년 된 아파트를 12억에 팔았다. 이 돈에 5억을 추가로 대출받아 대청역 앞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30년 된 21평 아파트를 샀다. 집을 판 매도인은 원주민이다. 최초 분양 입주를 했다고 한다. 입주 후 고장난 것을 고치는 것 외에는 단 한번도 리모델링이나 집수리를 한 적이 없다. 집 꼬라지가 장난 아니다.
부동산은 이런 집도 지금 살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 매도자가 줄을 섰다는 말에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서둘러 계약을 했다. 계약 후 천천히 확인 한 집은 처참했다. 강화마루가 아닌 장판이 깔려있고 주방 바닥은 온통 찌든 기름때 범벅이다. 싱크대 문짝은 다 떨어져지고 화장실 문짝은 물닿은 부분이 다 썩어 밑에 구멍이 휑하다. 30년 전의 창호와 샷시를 통해 들어오는 외풍은 엄청나다. 전등은 아직도 형광등이 달려있고 그나마도 컴컴하다. 물은 녹물이 나온다.
돈을 벌겠다는 욕망은 무섭다. 33평 나름 신축 아파트를 팔고 차로 10분이면 도달할 거리에 있는, 언제 될지도 모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썩 어빠진 21평 아파트에 5억 추가 빚까지 지고 들어가는 사람의 욕망이 무섭다. 33평에서 21평으로 이사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왠만한 짐은 다 버리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옛날 21평 복도식 아파트는 구조도 심각할 정도로 좁다. 수도에서는 녹물이 나온다. 녹물에 노출된 아이들이 아토피에 걸린다. 겨울에는 춥다.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곰팡이를 보니 정말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이사를 결정한 후 실시한 집수리에 3천만원이 들었다. 거의 전부 다 바꾸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집 전체를 뜯어 리모델링을 했다. 3천만원도 적게 들었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곧 리모델링을 할 수 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돈을 더 들이는 것은 위험부담이다.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것인가? 내 나이 48세 곧 50이다. 재건축 평균이 10년은 걸린다는데 여기도 10년은 지나야 결론이 날 것 같다. 어쩌면 그때가 되어도 결론이 안 날 수 도 있다. 나는 왜 33평 아파트를 팔고 21평 아파트로 이사와 생고생을 자처하고 있는가? 도대체 무엇을 바라며? 무엇 때문에 좁고 불편한 아파트에서 빚까지 갚아가며 살아가는 삶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우리 아이는 서울대에 갈 머리가 안된다. 지금 나의 수입은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나와 집사람은 왜 불편한 삶을 감수하고 살아가는가? 나는 여기서 영우너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산 가격보다 집 값이 더 오른다면 팔고 떠나겠지만 팔아도 갈 곳이 없다. 다른 곳은 더 비싸다.강남에 살고 싶다는 이 희망을 빙자한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우리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길래 더좋은 환경에서 더 못한 환경으로 옮기는 삶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런 고통의 삶은 부자의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