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두 가지
식당업을 하는데 있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정도이다.
첫째는 입지조건이다. 입지에 대해서는 필자보다 당신들이 더 잘 알 테니 별도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다. 또 입지가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어떠지도 당신들이 더 잘 알 테니 그 점 또한 별도로 얘기하지 않겠다.
둘째는 관리능력이다. 입지조건은 당연 중요하지만 그 보다 필자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리능력이다. 관리라는 말은 여러 가지로 정의 될 수 있겠지만 식당업에 있어 관리란 인력 관리를 말한다. 식당업은 일반적인 제조업과는 틀리다. 정해진 휴식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말이라고 마음대로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차나 월차 같은 휴가의 개념도 일반 직장과는 많이 다르다. 이것은 사장이나 종업원이나 마찬가지다.
식당을 경영한다는 것은 하루 12시간 이상을 식당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시간에 당연히 많이 오지만 식사 시간 외에 한두명 씩 오는 손님도 중요한 손님으로 함부로 대할 수 는 없다. 당신이 경영하고자 하는 식당은 함바식당이 아니기에 손님은 당연히 식사시간에 많이 오기는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더라도 좀 엉덩이 좀 붙이고 쉴만하면 손님이 한 명 두 명 찾아온다. 요즘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을 지키는 식당도 있지만 영세한 동네 식당의 입장에서는 한 두 명 손님이라도 찾아오는 손님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물론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휴식시간이라 하고 손님을 돌려보내고 싶겠지만 사장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있는 종업원으로 한 명의 손님이라도 받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종업원과 사장의 이익은 서로 상충된다.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난다. 식당 월급은 12시간 일하고 월 2회 쉬는 것에 비하면 많이 받지 못한다. 사장은 끊임없이 친절과 봉사를 이야기 하지만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돈도 안 되는데 친절과 봉사를 기대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늦은 저녁시간에는 안주가 다 떨어진지 오래지만 손님은 김치만 가지고 소주를 먹는다. 그만 먹고 갔으면 하지만 남은 술을 비우면 한 병 더, 한 병 더 짜증이 밀려온다.
사장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정갈하고 깨끗하게 만들고 싶어 아귀찜에 들어갈 콩나물 대가리 좀 다듬으라고 했더니 요즘 그걸 누가 다듬느냐고 한마디 한다. 뭐라고 하면 때려치울까 봐 뭐라고 하지도 못한다. 적당한 타협으로 그냥 대가리 안 딴 콩나물을 쓰기로 결정한다. 바닥이 기름때로 번들번들 하다. 종업원에게 좀 닦으라고 했더니 출근해해서 닦았는데 뭘 또 닦느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뭐라고 하고 싶지만 조선족 아주머니를 구하기는 쉽지가 않다. 조선족 아주머니들은 한국 아주머니를 쓰는 것보다 30만 원 정도 저렴하다. 그렇지만 한국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보내고 한국 아주머니를 썼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그러나 한국 사람을 써도 똑같을 거란 생각에 결국 계속 데리고 쓸 수 밖에 없다.
좀 한가한 시간에는 청소도 좀 하고 식자재도 다듬고 알아서 정리도 하면 좋으련만 절대 안한다. 주방은 주방대로 홀 서빙은 서빙대로 따로 논다. 사장을 중간에 끼워놓고 바보로 만든다. 주방 쪽에 뭘 시키면 사람이 없어서 못한다고 한다. 사람 더 구해줘야 할 수 있다고 한다. 홀 서빙 하는 사람에게 주방 좀 도와주라고 이야기 하면 다른 집은 홀 서빙은 홀 서빙만 한다고 한다. 만약 주방을 도와주라고 한다면 다른 집으로 옮긴다고 한다.
인접식당 주인과 만나 이야기해보면 요즘 사람 관리하는 것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의 고민 = 인접 사장님의 고민이다. 정말 그렇다. 시킬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정해진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시래기 볶음을 반찬으로 내기 위하여 시래기 껍질 좀 벗기라고 하니 껍질에 영양이 많은데 왜 벗기냐고 한다. 무슨 말을 해도 토를 달고 꼭 대꾸를 한다.
식당업을 하는 것보다 인력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다.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문을 닫는 식당도 많이 보았다. 아니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 사람을 관리하지 못해 문을 닫는다. 두 군데의 식당을 운영하는데 사장이 다른 식당에 간 틈에 종업원이 돈을 훔친다. 훔친 돈의 액수가 하루에 평균 십만 원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친척을 데려다 놓았지만 어느새 종업원과 한 통속이 되어 사장 욕을 하고 다닌다. 조용히 불러서 야단 좀 치면 사장님은 종업원의 마음을 모른다고 오히려 역정을 낸다.
맞다. 사장은 종업원의 마음을 알 수 없고 종업원 역시 사장의 마음을 영원히 알 수 는 없다. 그렇게 식당은 굴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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