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일식집인인가? 횟집인가? 아니면 퓨전 일식집인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정통 일식집이라면 당연히 유니폼(심지어는 기모노)를 입은 이모님들이 손님 수발을 들것이다. 이모들은 손님과 술 한 두 잔은 기본으로 마실 줄도 알아야 한다. 일식집을 창업을 생각할 정도면 솔직히 필자와는 수준이 맞지 않는다. 일식집은 주방장을 구해오는 경우도 그러하거니와 서빙 여종업원을 뽑고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유흥업소처럼 실장을 통해서 여종업원을 구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통용되기도 하는 등일반적 횟집 수준과 일식집은 차원이 틀리다. 식자재도 당연 비싸다. 그만큼 관리 소홀은 큰 손해를 가져오게 된다. 그런 만큼 일식집 창업에 대해서는 일단 신경을 꺼라!
횟집은 많이 가 보았을 것이다. 일식집처럼 생겨도 왠만한 곳은 횟집이라 생각하면 된다. 특징은 스끼다시로 대변되는 푸짐한 곁들이 음식에 광어나 우럭을 Kg 아니면 소-중-대-특사이즈로 제공하고 마지막은 매운탕이나 지리에다 마끼로 식사까지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1인당 객단가는 2만원서 5만원 정도 나오며 금액이 어떻든 일단 나름 푸짐하고 배부르게 먹었다는 인상 정도는 심어줘야 한다.
횟집은 해볼 만하다. 일단 프랜차이즈로 운영되기가 어려운 시스템이기에 경험자 아니면 창업이 그리 쉽지가 않다. 창업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또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학원에서 회 뜨는 방법 좀 배우면 충분히 창업이 가능하다. 스끼다시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백반집 반찬 만드는 것보다 쉽다. 물론 각 생선별 특징이나 독특한 손질법 정도는 익혀야 한다. 하지만 각 생선별 특징도 취급하는 생선의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기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앞 서 얘기했지만 횟집의 스끼다시는 일반 식당의 곁들이 음식 (반찬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보다 배우고 익히기가 훨씬 쉽다. 어찌 보면 거의 거저라고 할 정도로 누구나 할 수 있다. 기본으로 나오는 꽁치는 소금 좀 뿌려 그냥 구워내면 된다. 생선구이기를 구매하였다면 더욱 쉬운 일이다. 기계가 적당히 잘 구워준다. 불조절만 좀 신경쓰면 된다. 꽁치말고 다른 생선도 잘 굽힌다. 멍게나 굴, 낙지같은 해산물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잘 손질하여 썰어 손님에게 내면 된다.
횟집에서 김치와 반찬 맛을 두고 맛있네. 맛없네 하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김치와 반찬은 대개 마지막 식사 때 매운탕과 같이 제공되지만 횟집에서의 식사는 거의 마지막 단계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기에 식사는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한 면이 있다. 매운탕 국물도 보통 자극적인 음식이라 또 다른 방향에서 반찬이 그리 필요한 음식도 아니다.
진짜 신경을 써야 할 것은 해산물의 싱싱함이다. 어차피 초밥을 전문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요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도 아닌 만큼 적당한 맛만 내면 된다. 맛을 내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싱싱함은 그 모든 요소를 상쇄하는 장점이 있다. 맛 보다는 싱싱함이다. 회나 해물은 그 자체의 맛으로 먹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싱싱함으로 대변되는 선도이다.
횟집이나 일식집을 가장한 퓨전 식당은 많다. 식당 밖에 수조를 내놓고 산낙지나 조개구이, 조개찜을 하는 식당이 그러하다. 대중적인 초밥 전문점이 그러하다. 심지어는 초밥부페도 그렇다. 한 때 유행했던 오징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나 해물찜같이 수조에서 막 건져 올리는 것은 같은데 해산물을 생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닌 식당이 이런 식당의 부류이다. 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횟집보다 더 쉽다.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만드는 것에만 신경 쓰면된다. 이 역시 반찬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해물찜이나 낙지찜, 낙지볶음을 먹으면서 김치 맛에 신경을 쓰겠는가? 부드러운 계란찜을 먹겠는가?
결론적으로 일식집은 우리 관심 밖이니 신경을 끄기로 하자. 횟집이라고 해서 일반 식당보다 신경을 더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조나 여러 주방집기를 설치해야 할 필요가 있고, 횟집의 특성이 잦은 테이블의 회전을 노릴 수 는 없는 만큼 한번 들어온 손님에게 집중적인 신경을 써서 매출을 뽑아야 한다. 또 한 번 온 손님이 만족을 했을 경우 재차 방문이 이뤄질 확률이 다른 일반 식당보다 큰 만큼 당연히 식당에서의 응대도 일반 식당보다는 좀 강화해야 한다. 추가적인 또 한 가지는 횟집의 손님은 과한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말이 무슨 의미냐 하면, 술손님 상대하기가 싫어 호프집도 못하는 성격의 사람이라면 일주일이 멀다하고 술주정 부리는 사람을 손님으로 맞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즉 음주 손님을 상대하기가 싫다면 횟집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