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스토리

다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몽환마교 2019. 10. 31. 17:08

다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안 좋은 것만 얘기했다. 필자의 좋지 않았던 사례도 소개했다. 물론 필자 주변에 식당 창업을 통해 제2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인도 꽤 있다. 그렇다. 창업을 한다고 무조건 망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인보다 장사를 하는 게 적성에 맞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런 적성을 가진 사람이 당신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나이가 40이 넘었다면 사실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어디 부르는 곳도 없다. 여기저기 이력서는 내 보지만 대답은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려고 한다. 모아 놓은 돈은 별로 없다. 성공에 꼭 필요한 목이 좋은 자리를 구할 수 도 없다. 업종에 맞는 평수의 식당을 창업할 수 도 없다. 내가 가진 돈은 콧구멍 같은 수준의 가게를 구할 돈 밖에 되지 않는다. 당신에게도 희망은 있지만 당신의 현실은 가지고 있는 돈에 비례할 뿐이다.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다. 나는 나름 장사에 자신도 있다. 회사에 다닐때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내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실제와 현실은 너무 다르다.

 

당신은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장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처절한 취업의 길로 뛰어 들 것인가?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필자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래도 필자는 당신이 다시 취업의 길로 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퇴직 전 연봉이 5천이었는데 재취업해서 받을 2,500 가지고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인생 모 아니면 도다. 난 잘 할 자신도 있으니 크게 한 번 벌고 싶다.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필자의 주변에 장사를 한 사람치고 크게 돈 번 사람은 없다. 적당한 시기에 가게 잘 넘겼고, 아이템 잘 잡아 본전보다 조금 낫게 번 사람은 있다. 또 그동안 인건비 가져갔으니 직장인보다는 좀 나았을 것이다. 더하여 권리금까지 좀 챙겼으니 장사를 해서 나름 성공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재취업을 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200을 벌어도 마음이 편하다. 가게 문을 열어놓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만큼 미치고 답답한 노릇은 없다.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생겨 그쪽으로 손님이 몰리는 것을 보면 쌓여가는 스트레스에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루하루 권리금과 가게 프리미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밤에 잠을 자지 못 할 정도로 괴롭다. 어떻게 얻은 가게인데 어떻게 시작한 가게인데, 마누라와 자식들 먹여 살리려면 앞으로도 20년은 더 해야 하는데……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라. 처음에는 심사숙고해서 잡은 아이템이지만 당신 나이 60(지금의 추세로는 70까지도 해야겠지만) 될 때까지 계속 갈 수 있는 아이템인지? 임대료 인상, 계약 만료, 외식문화 트렌드의 변화, 설령 끝까지 잘 간다고 해도 나이 60이 넘어서도 그 아이템으로 장사를 계속 할 수 나 있을 것인가?

 

가능하지 않을것이다. 최근 외식문화의 트렌드는 장수 아이템이 없다. 맛에 대해서는 이미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 당신만의 독보적인 맛을 장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SBS 생활의 달인이나 ‘KBS 생생정보통에 나오는 음식의 비법은 그냥 방송용일 뿐이다. 돼지고기 잡내나 생선의 비린내, 고기 냄새를 잡는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방법이 다 나온다. 이게 정말 진짜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진짜 자신만의 비법이라면 밥줄을 마구잡이로 공개를 하겠는가?

 

어찌되었든 당신이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면 아무리 장사가 잘 되어도 당신이 장착한 아이템으로 5년을 넘기기 힘들다. 주변의 가게를 봐도 알 것이다. 드물게 5년이 넘는 가게도 있다. 그것은 완전 박리다매의 김밥XX이다. 어차피 누가해도 똑같은 그런 업종이다. 다른 사람이 하나, 내가 하나 똑같기에 5년 이상을 갈 수 는 있다. 그러나 돈은 벌지 못한다.

 

결국 창업과 동시에 손을 뗄 준비를 해야 한다. 2, 3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단물 다 빨아먹고 손을 뗀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아직 단물이 좀 있을 때 넘겨야 한다. 여력이 있을 때 손을 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고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손해를 보지않고 어느 정도의 이익을 항상 보고 나 자신 만큼은 매번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거창하게 이야기 했지만 결론은 하나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기술을 배우든 허드렛일을 하던 다시 직장으로 들어가라. 수입이 반으로 줄었다면 그 반에 맞추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대출이 있어서 어차피 장사 아니면 그 돈 못 갚는다고 해도 글쎄다. 대출 갚으려 장사한다면 그 장사가 성공 할 것 같지는 않다. 괜한 헛된 꿈 꾸지 말고 기를 쓰고 다시 취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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